안녕하세요. 달생입니다. 이 블로그에는, 제가 생성형AI, 그러니까 ChatGPT를 어떻게 다루었었는지를 포스팅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ChatGPT를 아예 다룰 줄 모르던 생초보 시절부터의 기록을 담고 있으며,

 

AI에 대해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챗GPT한테 코드를 받아 쓰던 1년 4개월, 그중 하루의 일을 적어보겠습니다.

 

2025년 3월 8일 오후, 저는 ChatGPT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려던 참이었습니다.

 

하라는 대로 다 했고, 실행했더니 까만 명령 창(실행 결과와 오류가 찍히는 창)에 이런 글자가 찍혔습니다.

 

UNC 경로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Windows 디렉터리를 기본으로 합니다.

 

"네트워크에 있는 폴더 주소로는 작업을 못 하니, 대신 기본 폴더에서 하겠다"는 윈도우의 안내였습니다.

 

물론 그날의 저는 이걸 읽을 줄 몰랐죠.

 

수업 녹음을 글로 바꿔 주는 프로그램을 고쳐서 돌린 참이었는데, 할 줄 아는 건 하나뿐이었습니다.

 

 

 

저 줄을 통째로 복사해서 챗GPT 창에 다시 붙여 넣기.

 

 

수업 녹음을 글로 바꾸고 싶었던 2025년 봄

시작은 아이폰 단축어, 그러니까 앱에서 하는 동작 몇 개를 버튼 하나에 묶어 두는 기능이었습니다.

 

왜 만들었냐면, 수업 시작 때마다 매번 녹음을 키고, 녹음을 끄고 난 뒤에는 녹음의 이름을 바꾸는 게 너무 귀찮더라고요.

 

귀찮다고 이름을 바꾸지 않고 놔두면 나중에 20261001_192976 같은 이름으로 녹음이 남는데, 그러면 또 무슨 수업인지 구분이 안 돼서 직접 들어봐야 했어요.

 

 

 

그래서 2025년 3월에 '수업 시작' 버튼을 만들었습니다.

 

누르면 캘린더에서 지금 듣는 수업 이름을 가져오고, 그 이름으로 노션(메모와 문서를 정리하는 앱)에 새 문서를 만든 뒤 녹음을 켭니다.

 

이것만으로도 꽤 뿌듯했어요.

 

버튼 하나에 세 가지를

 

그런데 녹음은 쌓이기만 하더라고요.

 

긴 수업 녹음을 처음부터 다시 듣기는 싫었거든요.

 

그래서 한번 텍스트로 바꿔 보기로 했습니다.

 

위스퍼(Whisper)라는 공개 AI 모델이 말소리를 글로 바꿔 준다는 걸 알게 됐고, 그 모델을 돌리는 코드를 구해 와서 챗GPT한테 그 코드가 무슨 뜻인지부터 물었습니다.

 

몇 번의 대화를 거쳐 위스퍼를 통해 바탕화면에 있는 원본 녹음 폴더를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프로그램을 완성했어요.

 

 

 

하다보니 욕심이 나더라고요.

 

녹음 파일은 NAS(집에 두고 쓰는 작은 저장용 컴퓨터)에 매번 업로드했는데, 녹음 파일을 매번 바탕화면으로 옮겨서 실행하는 게 번거로웠어요.

 

그래서 이렇게 주문했죠.

 

챗GPT · 2025년 3월 8일챗GPT 답은 요약
● 챗GPT · 13:29
바탕화면 '녹음' 폴더의 녹음 파일을 위스퍼로 글로 바꾸고, 결과 글은 '변환된 텍스트' 폴더에, 다 끝난 녹음은 '끝난 오디오' 폴더로 옮기는 코드예요.
나 · 13:32
나스 안에 있는 녹음파일을 쓰도록 바꾸고 싶어. 나스 안의 녹음 폴더에서 파일을 변환하고, 녹음 폴더 안에 있는 변환된 텍스트 / 끝난 오디오 폴더로 결과가 각각 이동하게 만들고 싶어.
↑ 보냄
● 챗GPT · 13:32
녹음 폴더를 NAS 주소로 바꾸고, 결과도 그 안의 두 폴더로 정리되게 고쳐 드릴게요.

 

NAS 폴더 주소를 알려 주면서, 더블클릭 한 번이면 돌아가는 실행 파일로 만들고 변환 과정도 명령 창으로 보고 싶다고 했어요.

 

머릿속 그림은 이렇게 깔끔했는데요

 

 

붙여 넣으면 넘어가긴 했습니다

그렇게 고친 코드를 돌리자마자 뜬 게, 글 첫머리에 보여 드린 UNC 경로 오류입니다.

 

이 오류는 그 줄을 붙여 넣고 고친 코드를 받아 돌리면서 몇 분 만에 넘어갔어요.

 

5분 뒤엔 변환이 좀 느리다고 묻고 있었으니까요.

 

 

 

그 뒤로도 저는 오류가 나면 복사해서 붙이고, 고친 코드를 받아 다시 돌리고, 또 오류가 나면 또 붙였습니다.

 

닷새 뒤인 3월 13일 밤엔 모델을 위스퍼 가운데 빠르게 도는 버전인 large v3 turbo로 바꿔 달라고 해서 다시 돌렸습니다.

 

 

30초마다 찍힌 "자막제공자"

받아 적은 글 첫 부분이 이랬어요.

 

[00:00.000 --> 00:29.980] 자막제공자
[00:30.000 --> 00:59.980] 자막제공자
[01:00.000 --> 01:29.980] 자막제공자

 

수업에서 아무도 안 한 말이 30초마다 찍혀 있었습니다.

 

조용하거나 잡음만 있는 구간에서 모델이 학습 때 자주 본 문장을 지어내는 현상이래요.

 

흔히 AI의 환청이라고 부르죠.

 

저는 어디서 주워들은 걸로 물었습니다.

 

챗GPT · 2025년 3월 13일챗GPT 답은 요약
● 챗GPT · 22:48
소음이나 조용한 구간을 글자로 잘못 바꾸고 있어요. 받아 적는 옵션을 더 엄격하게 바꿔 보세요.
나 · 22:50
음성 강조 필터도 있지 않아?
↑ 보냄
● 챗GPT · 22:50
네, 있어요. 말소리만 골라 듣는 옵션 두 개를 넣으면 배경 소음이 줄어요.

 

그 옵션을 넣고 돌리자 이번엔 위스퍼가 명령 사용법만 길게 늘어놓고 멈췄습니다.

 

챗GPT가 다시 설명하길, 그 옵션은 제가 쓰는 위스퍼에는 없고 다른 위스퍼 프로그램에만 있는 기능이었대요.

 

없는 옵션을 있다고 한 거죠.

 

 

 

옵션을 뺀 코드로 다시 돌린 결과엔 영어, 히브리 문자, 깨진 글자가 뒤섞여 나왔습니다.

 

챗GPT는 이것도 녹음 속 배경 소음 때문이라고 했고요.

 

 

 

UNC 오류 때처럼 결과를 붙여 넣고 다음 코드를 기다렸습니다.

 

이번엔 넘어가지 않았어요.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니, 이 환청은 그때 끝내 못 잡았습니다.

 

 

 

(수업 녹음을 글로 바꾸려다, 수업에 없던 "자막제공자"만 30초마다 얻은 셈이네요.)

 

 

그 뒤로도 1년 넘게, 움직이는 손은 제 손

돌아보면 그때 하던 일도 지금이랑 똑같았습니다.

 

원하는 걸 말로 설명하고, 결과를 보고, 다시 시키기.

 

다른 건 하나였어요.

 

AI가 준 걸 실행하고 확인하는 일이 전부 제 손에 있었다는 거죠.

 

오류 메시지를 이 창에서 저 창으로 옮겨 나르는 사람이 저였습니다.

 

30초마다 찍힌 "자막제공자"도 제 손으로 붙여 넣었고요.

 

 

 

그 뒤 1년 넘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25년 4월엔 받아 적은 글을 정리해 달라는 지시문, 흔히 프롬프트라고 부르는 걸 내용을 임의로 빼먹지 말라는 조건까지 하나하나 적어 가며 다듬었어요.

 

2026년 6월엔 노션에 연결된 챗GPT가 묻지도 않고 루틴표부터 만들어 버려서, 앞으로 제 동의 없이 노션 문서를 설정하지 말라고 보냈고, 그 뒤로 바꾸는 손은 다시 제 손이었습니다.

 

7월엔 아버지 회사 블로그 글을 챗GPT가 초안까지 써 주면, 그걸 블로그에 붙이는 것도 제 몫이었고요.

 

요즘 국제크레인 블로그 글 목록. 사람 손 없이 이렇게 쌓입니다 (출처: 국제크레인 네이버 블로그 화면)

 

말로 빠짐없이 적는 연습도, 먼저 묻고 바꾸게 하는 규칙도 지금 AI 에이전트(묻는 말에 대답만 하지 않고 제 컴퓨터에서 직접 일까지 하는 AI)한테 일을 맡길 때 그대로 쓰고 있어요.

 

 

그래서 이 일지를 씁니다

2026년 여름, 제 AI 활용 방식에 있어 엄청난 터닝포인트가 될 일이 일어납니다.

 

다니던 대학교에서 AI 에이전트 특강을 들었거든요.

 

그날 7월 13일에 노트북에 클로드(Claude, 챗GPT처럼 대화하는 AI인데 에이전트 기능까지 있는 앱)를 처음 깔았습니다.

 

코드를 직접 짜는 대신 AI한테 말로 설명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걸 바이브코딩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그날부터 10월 1일까지 두 달 반 동안, 코드를 제 손으로는 한 줄도 안 쓰고 (물론 복사, 붙여넣기도 한 번도 안 했죠) 이런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 아버지가 하시는 국제크레인의 네이버 광고를 관리하는 프로그램, 사진만 넣으면 글을 써서 올리는 블로그, 홈페이지
  • 할일·루틴·식단·지출을 한 화면에 모은 제 전용 앱 윈터홀름
  • 수업을 실시간으로 받아 적고, 끝나면 복습 노트까지 만들어 주는 앱 클래스캐치업

 

윈터홀름은 7월 28일부터, 클래스캐치업은 9월 2일부터 고친 횟수는 각각 91번, 96번입니다.

 

고칠 때마다 코드 변경 이력을 남기는 도구에 "여기까지 했다"는 저장 기록이 하나씩 남는데 이제와서 보니 총 187번이나 고쳤네요.

 

흔히 바이브코딩은 "딸깍" 으로 모든 게 되는 줄 아시는데, 최근에 또다시 알게 된 제 스승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딸깍딸깍딸까깍... 의 반복" 입니다.

 

하지만 고치고 고치고 고치다 보면 고치는 데에도 요령이 생기고, 점점 효율적으로 고치게 됩니다.

 

결국 내가 원하던 게 만들어지는데, 이게 진짜 재밌어요.

 

 

 

클로드를 깐 그날 바로 테트리스부터 만들어 달라고 해 봤고, 이틀 뒤엔 AI가 제 컴퓨터에서 직접 일하는 방식으로 갈아탔습니다.

 

옮겨 나르던 일을 AI한테 넘긴 그 이야기는 2편에 이어 적었어요.

 

편 순서는 연재 목차에 모아 두었습니다.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AI를 이용한 코딩의 근본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내가 원하는 형태가 될 때까지, 계속해서 지시하며 수정을 반복하는 것.

 

결국 우리는 계속해서 딸깍을 해야 합니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한 번의 딸깍으로 얼마나 많이 고칠 수 있는가(루프 엔지니어링)" 와 "노하우가 쌓이고 그 노하우를 AI에게 알려주어서(워크플로우) 소소한 딸깍들로 잘 수정하는 것" 이 아닐까... 싶네요.

 

앞으로 소개해드릴 여정의 일부입니다.

 

바이브코딩 일지 1편 · 그때 2025년 3월 ~ 2026년 7월 · 쓴 날 2026년 10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