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일 오후 1시 59분, 코덱스(Codex)가 제 블로그 1편 원고에 "통과"를 줬습니다. 원고는 클로드 코드(Claude Code)가 쓰고, 검사는 또 다른 AI 에이전트인 코덱스가 맡는 방식이었어요.

 

같은 원고가 세 번 떨어지고 나서 새로 쓴 글이었습니다. 저는 그 글을 그날 오후에 공개했어요.

 

그리고 그날 밤, 그 글을 독자처럼 처음부터 읽어 봤습니다. 통과한 글인데 자꾸 걸리는 데가 나오더라고요.

 

 

기록을 다 모아 블로그로 쓰기로 한 아침

시작은 전날 밤이었습니다. 9월 30일 밤에 티스토리(카카오가 운영하는 블로그 서비스)를 한번 해 보겠다고 클로드 코드에게 말했어요. 클로드 코드는 제 컴퓨터에서 명령을 직접 실행하는 AI 에이전트예요. 블로그 주제를 이것저것 고르다가 다음 날 아침 이렇게 보냈습니다.

 

Claude Code · 2026년 10월 1일Claude 답은 요약
나 · 09:22
컴퓨터랑 노트북, 그리고 LKM 폴더랑 git 등등에 내가 바이브코딩을 입문하고 나서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의사결정을 통했고 어떤 스킬, 어떤 워크플로우를 구축했고 이런 정보들이 들어있지 않을까? 거기서 내가 살을 좀 붙여가지고 그러니까 "바이브코딩 왕초보에서 고수까지 가는 길" 같은 느낌으로 블로그를 발행해보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일단 뽑을 수 있는 정보들을 최대한 다 뽑으려면 어떤 경로에서 뽑아야할지 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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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ude · 09:22
바이브코딩을 시작한 뒤의 생각과 결정, 직접 만든 스킬과 작업 방식이 컴퓨터 곳곳에 남아 있을 테니 연재 재료를 뽑을 곳을 찾아보라는 말로 이해했다. 먼저 어디에 무엇이 얼마나 있는지부터 조사하겠다.

 

LKM은 제 구글 드라이브 작업 폴더 이름이에요. 그날 오전 AI는 데스크톱과 노트북에 흩어진 AI 대화 기록을 옵시디언(제가 쓰는 메모 앱)으로 옮겼습니다. 데스크톱에 남은 클로드 코드와 코덱스 대화만 177개였어요. 이 연재 1편부터 9편까지가 전부 그 기록을 다시 읽고 쓴 글입니다.

 

 

그림도 기능도 코덱스에게 나눠 맡기기

그 전날 밤 저는 AI 여러 명에게 조사·구현·검토를 역할별로 나눠 맡기던 방식을 그만두고, 대화 하나가 직접 다 하게 바꿔 둔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9시 13분, 두 가지 일만은 다른 AI에게 넘기라는 규칙을 화면 캡처로 보냈어요.

 

Claude Code · 2026년 10월 1일Claude 답은 요약
나 · 09:13
이미지가 필요하면 직접 만들지 말고 codex exec로 코덱스한테 시켜서 ./images에 받아와. 복잡한 기능 구현도 통째로 짜지 말고 단위별로 코덱스한테 위임하고.
↑ 보냄
● Claude · 09:13
앞으로 그림은 코덱스에게 명령 한 줄로 시켜 받고, 복잡한 기능은 한 번에 다 짜지 말고 작은 단위로 나눠 코덱스에게 맡기라는 뜻으로 이해했다. 규칙에 적기 전에 이 컴퓨터에서 되는지부터 확인하겠다.
● Claude · 09:18
크레인 아이콘으로 시험해 보니 81초 만에 그림 파일이 폴더에 들어왔다. 전날 버린 역할 나누기와 달리 일을 작게 나누고 한 단위가 끝날 때마다 결과를 바로 확인하니, 통째로 넘기고 나중에 한꺼번에 확인하던 문제가 줄어든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예외로 규칙에 적었다.

 

코덱스는 챗GPT를 만든 회사의 AI 에이전트예요. 그날부터 이 블로그의 그림은 전부 코덱스가 그리고 있어요.

 

 

 

점심이 지나서는 이 규칙대로 블로그 발행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원고 파일 하나를 넣으면 티스토리 편집기를 열어 글을 올려 주는 프로그램이에요. 클로드 코드는 이걸 세 조각으로 나눠 코덱스에게 하나씩 맡겼습니다.

 

코덱스가 한 조각을 짜 오면 클로드 코드가 그 코드를 읽고 직접 돌려 본 뒤 다음 조각을 맡겼어요. 두 번째 조각 때 코덱스는 자기 쪽에서 파이썬이 실행되지 않아 시험을 못 했다고 했습니다. 클로드 코드가 대신 시험을 돌렸고, 실제 블로그에 올려 보다 막힌 두 곳은 클로드 코드가 직접 고쳤어요. 1시 16분, 1편이 비공개 글로 블로그에 올라갔습니다.

 

 

쓰는 AI와 검사하는 AI를 나누다

비공개 1편을 보고 몇 군데를 고쳐 달라고 한 뒤, 휴대폰에 캡처해 둔 글 한 편을 보냈습니다. 다른 사람이 AI로 블로그 글을 만드는 과정을 적은 글이었어요(캡처 15장).

 

AI가 정리해 준 그 글의 핵심은 쓰는 AI와 검사하는 AI를 나누라는 거였습니다. 맥락을 모르는 새 AI가 검사 기준 문서만 들고 통과인지 탈락인지 판정하고, 탈락이면 걸린 문장만 짚어 돌려보내는 방식이에요. 점수를 매기게 하면 웬만하면 10점 만점에 8점을 준다는 말도 그 글에 있었대요.

 

Claude Code · 2026년 10월 1일Claude 답은 요약
● Claude · 13:34
검사 기준 문서를 만들었다. 1부는 프로그램이 금지 표현을 글자 그대로 찾고, 2부는 코덱스가 원고와 기준 문서만 받아 통과/탈락을 판정한다. 탈락이면 걸린 문장만 고치고, 3번 안에 통과하지 못하면 처음부터 새로 쓴다. 검사 프로그램도 코덱스에게 단위로 맡기겠다. 이대로 진행할까?
나 · 13: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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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프로그램이 생기자 1편 원고가 처음으로 검사를 받았습니다. 1시 47분 탈락, 50분 탈락, 53분 탈락. 세 번 모두 같은 규칙이었어요. 도구 이름이나 용어를 처음 나온 자리에서 풀지 않았다는 거였죠. 세 번째 판정은 이랬습니다.

 

2부-5 탈락
"Claude Code, Codex, 옵시디언을 처음 언급하면서 무엇인지 쉬운 말로 풀지 않았습니다."

 

정한 대로 클로드 코드는 그 원고를 버리고 처음부터 새로 썼습니다. 새 원고는 두 번째 검사에서 통과했고, 그게 1시 59분의 "통과"였어요. 사진을 붙여 다시 비공개로 올렸다는 보고를 받고 이렇게 답했습니다.

 

Claude Code · 2026년 10월 1일Claude 답은 요약
● Claude · 14:03
1편을 새로 써서 코덱스 검수를 통과했고 비공개 글에 반영했다. 첫 원고는 세 번 모두 용어 풀이 규칙에 걸려 새로 썼다. 1편은 아직 비공개라 공개로 바꿀지 알려 달라.
나 · 15:00
괜찮네. 공개로 바꾸고, 하루 3편 자동 발행 실행해. 그리고 제목에 [바이브코딩 일지 1편] 멘 앞에 또는 맨 뒤에 넣어줘 어디가 나을까
↑ 보냄

 

그날 오후 3시, 1편이 공개됐습니다. 아침·점심·저녁으로 하루 세 편씩 자동으로 올리는 예약 작업도 같이 켜졌어요.

 

AI가 쓰고, AI가 검사하고… 마지막 칸은 그날 밤의 저

 

 

통과한 글을 밤에 독자로 읽어 보니

밤 11시 46분, 공개된 1편을 처음 온 사람이라 치고 위에서부터 읽었습니다. 걸리는 곳마다 번호를 붙여 보냈어요.

 

Claude Code · 2026년 10월 1일Claude 답은 요약
나 · 23:46
1편을 읽어보는데, 약간 걸리는 부분들이 좀 보이네. 일단 내가 읽는 사람 시점에서 봤을 때의 불편한 점들을 짚어줄게. (중략) 4. 지금 이 블로그가 10편이 맞아? 1편 아님? 5. "맨 위의 그 오류" 라니? 이정도 읽었으면 독자가 글 내용 다 까먹었겠다. 이렇게 하는 건 좀... 6.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이거 내용들 너무 길어. 좀 간결하게 할 순 없을까 7. 보니까 이런식으로 계속 (8편) 처럼 나오는데,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니 이게 뭐 어쩌라는거노 8편 나오지도 않았는데 8편 링크라도 붙이던가 - 처럼 될거같음. (중략) 내 피드백 사항들 읽어봐
↑ 보냄
● Claude · 23:48
원고와 맞춰 보니 8가지 모두 맞는 지적이다.

 

8군데였습니다. 통과한 글에서요.

 

4번은 1편 본문에 넣었던 연재 순서표였어요. 1편부터 10편까지 제목을 한 줄로 늘어놓고 맨 끝 10편 자리에 "지금 이 블로그"라고 적은 줄이었죠. 오후에 그 줄은 검사에서 두 번 붙잡혔습니다. 두 번 다 "용어를 안 풀었다"는 이유였어요. 그래서 클로드 코드는 줄을 빼지 않고 도구 이름을 하는 일로 바꿔 적었습니다.

 

7번에서 짚은 괄호 속 "8편" 표시도 검사를 그대로 지나갔어요. 아직 나오지도 않은 편을 가리키는 표시였는데요.

 

(오후 3시에 "괜찮네" 하고 공개하라고 한 사람도 저였는데 말이죠)

 

 

검수 기준에 읽는 사람을 넣다

글만 고치면 2편, 3편에도 같은 게 또 나올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원인부터 찾게 했어요.

 

Claude Code · 2026년 10월 1일Claude 답은 요약
나 · 23:49
앞으로 쓸 블로그 글에도 내가 이런 판단을 하게 된 원인이 들어가지 않게끔 하고 싶으니 원인도 분석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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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ude · 23:54
8가지는 문장 실수라기보다 자기가 만든 글쓰기 규칙과 검수 방식이 그렇게 쓰게 만든 결과다. 검수 11개 항목이 모두 문장 말투만 보고 읽는 사람 입장은 안 봐서, 1편은 8가지를 안은 채 통과했다. 1편이 걸린 여섯 번도 모두 용어 풀이였다. 자동 발행 지시가 1편을 잘 쓴 예로 지정해 둬서 2편에도 이미 괄호 속 "7편" 표시가 들어갔고, 내일 아침 8시 20분에 3편이 같은 규칙으로 나간다.
나 · 23:56
좋다 검수기준 좀더 그러니까 읽는사람 입장에서 거슬릴만한거 쳐내는 몇개 더 기준 넣을수있나? 나머지는 다 고치면 될거같아보임.
그리고 오늘 9시부터 지금까지 했던 작업들 워크플로우 저장할만한거 있나?
↑ 보냄

 

검사 기준에 읽는 사람 입장 항목 11개가 새로 들어갔습니다. 몇 문단 떨어진 것을 "그 오류"처럼 가리키지 않기, 아직 안 나온 편을 꺼내지 않기, 연재 순서표를 본문에 넣지 않기 같은 것들이에요. 코덱스는 이제 코딩을 모르는 대학생이 휴대폰으로 처음 읽는다고 생각하고 판정해야 했어요.

 

1편은 이 기준으로 다시 써서 다음 날 0시 26분에 고쳐 올렸어요. 다섯 번째 검사에서 통과했고, 공백을 뺀 글자 수는 5,803자에서 약 4,600자로 줄었습니다. 검사를 두 번 붙잡고도 살아남았던 순서표는 빠지고, 그 자리에는 연재 목차 페이지로 가는 링크 한 줄만 남았어요. 이번 통과는 제가 한 번 더 읽고 나서 받은 통과였어요.

 

 

 

그날 하나였던 검사는 지금 네 단계가 됐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코덱스가 아예 코딩 모르는 대학생이 되어 본문만 읽습니다. 이 10편도 그 검사를 거쳐 그날 만든 발행 도구로 올라가요.

 

글을 AI에게 맡기신다면 쓰는 AI와 검사하는 AI를 나눠 보세요. 저는 통과/탈락으로만 답하게 했을 때 걸린 문장이 분명하게 돌아왔습니다. 다만 통과한 글도 한 번은 직접 독자가 되어 읽어 보시고, 걸린 곳은 글만 고치지 말고 검사 기준에 한 줄로 더해 두시길 권해요.

 

1부는 여기까지예요. 다음 글부터는 끝까지 만들어 본 것 하나씩을 따라 할 수 있게 풀어 보려고 합니다.

 

바이브코딩 일지 10편 · 그때 2026년 9월 30일 ~ 10월 2일 · 쓴 날 2026년 10월 4일